일상다반사

[일상] 비오는날의 휴가

라니체 2023. 8. 11. 13:07
728x90

저번주 금요일부터 이번주 금요일까지 휴가인데

이번주 수요일까지는 여행을 다녀왔고, 목요일부터는 태풍 영향으로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거의 방콕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남은 휴가 기간은 여러 책들과 애니를 보면서 보내고 있다.

 

특히 애니 하이큐 2기를 거의 다 보게 되었다.

어차피 세계 1등이 될 수 없는 (언젠가는 패배할 수 밖에 없는) 배구를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는 츠키시마의 질문 (어차피 고작 부 활동일 뿐인데) 에 대한 답은 그것이 그냥 재미있고 오로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즉 몰입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어떤 일을 할 때 거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을 때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것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있다. 예를 들면 만화가가 되고 싶다던가 가수가 되고 싶다던가 했을 때 결국엔 그 허들을 넘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도 항상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자체가 오로지 나로 존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하는 것일 뿐이라는게 인상적이었다.

 

이것은 자기계발서 "빅매직" 에서도 나왔던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계가 유지되지 못하면 그런 활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고흐와 같은 옛 화가들은 그런 궁핍한 상황 속에서 불후의 명작들을 탄생시키기도 했지만 말이다. 헝그리 정신을 발휘해서 작품을 쥐어짜내는 것과 약간은 풍족하고 안정된 상황 속에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것 사이에서 어느것이 더 예술의 정신에 맞는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자칫 나태와 안주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그것은 또 그것대로 창조 활동에 좋지 않을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중요한것은 부지런함이 아닐까. 어떤 창조 활동을 하든지 간에.

 

책은 소설과 자기계발서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는데

소설책 중에 박완서의 "나목" 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박완서의 소설을 예전부터 즐겨읽었었는데 섬세한 인물의 심리 묘사와 조선말기 ~ 대한민국 초창기의 그 가난했던 생활에서의 풍경 등이 잔잔하고 신비롭게 전해져와서 항상 재미있게 읽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박완서씨의 문체를 좋아한다.) 

그리고 앤 패칫의 장편소설 "경이의 땅"을 다 읽어서 조만간 도서리뷰를 써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다.

 

"데이터 과학자 원칙" 이라는 책도 읽고 있는데 현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공감되는 부분과 깨닫는 부분이 많은거 같다. 아무래도 이런 직업 자체가 최근에 생기게 되면서 혼란이 많았는데 그래도 일종의 가이드북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남은 시간동안에는 앞으로의 계획, 꿈, 미래에 대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사실 이것이 이번 휴가의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