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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리뷰] 진격의 거인 final season(4기) 3쿨 후편

라니체 2023. 11. 2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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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해 초부터 진격의 거인을 애니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창 보다가 5월쯤 되서야 그당시 나와있던 모든 편을 다 보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는 진격의 거인 4기가 1쿨, 2쿨, 3쿨 전편까지 나와있었는데

올해 11월 4일이 되어서야 드디어 진짜 완결편에 해당하는 진격의거인 4기 3쿨 후편이 공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맥스에서 가장 먼저 방영된걸로 보이고 라프텔에 업로드 되었다.

필자도 저번주에 4기 3쿨 후편을 보고 드디어 진격의 거인을 놓아주게 되었다.

 

 

소감부터 말하자면 대 만족 이었다. 분량은 1시간 30분정도로 엄청 길지는 않았지만, 가히 완벽한 결말이었다고까지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래 글을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 4기 3쿨 후편 [출처 : 나무위키]

 

@ 대략적 줄거리

 

먼저 도입부에서는 4기 3쿨 전편에 이어서 아르민을 비롯한 조사병단 일원들이 에렌을 막으러 가는것으로 시작된다.

조사병단 일원들은 오니안 코폰이 운전하는 비행기에서 거대한 거인이 된 에렌에게 뛰어든다. 그리고 에렌이 완강하게 저항하자 아르민이 에렌의 몸 아래에서 초대형 거인으로 거인화해서 거인 에렌의 몸을 부순뒤에 에렌 본체를 끄집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하지만 시조 유미르가 방해를 하게 되고 아르민은 어떤 소같이 생긴 거인에게 먹힌다.

 

 

그 와중에 갑자기 역대 아홉 거인들이 튀어나와 에렌의 목을 치려는 조사병단 일원들을 가로막는다.

아홉 거인들은 막강했으며 조사병단 일원들은 거의 죽기 직전까지 간다. 그런데 그때 날개가 생긴 팔코가 애니를 태우고 날아와 이들을 구해낸다.

그렇게 거의 반죽음상태에서 구해진 조사병단 일원들은 재정비를 한 뒤, 마지막 희망인 아르민을 그 소 거인에게서 끄집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한편 아르민은 소 거인에게 먹힌 후에 "좌표"로 보내지게 된다. 그곳에서 모래성을 쌓고있는 지크를 만나게 되고 모든 저항의 의지를 잃은 지크를 설득하여 역대 아홉거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르디아인의 존재 이유의 무의미함과 더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해 무의미함에 무기력해하던 지크에게 아르민은 "어쩌면 미카사, 에렌과 셋이 함께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라고 말하며 존재 자체로도 충분히 소중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지크는 자신도 캐치볼을 하는 것 그 자체가 좋았다라며 동의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순순히 리바이에게 자신을 노출시켜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땅울림"이 멈춘다.

(이는 "땅울림"의 발동 조건이 애초에 시조의 거인과 왕가의 핏줄을 가진 거인의 접촉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왕가의 핏줄을 가진 거인인 지크가 죽었으므로 그 발동조건은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 "땅울림"을 멈추었고 초대형 거인이 된 아르민이 에렌의 몸을 파괴함으로써 이 전쟁은 끝이 난 줄 알았다. 하지만 에렌의 몸속에 있던 알수 없는 생명체가 에렌과 다시 통합하기 위해 날뛰고 있었다. 그리고 에렌은 거인인채로 다시 멀쩡하게 돌아왔다. 조사병단은 에렌에게 향하는 그 알수없는 생명체를 필사적으로 막으며 아르민은 에렌을 막는다. 하지만 그 생명체가 알수없는 가스를 살포하는데, 리바이는 그 가스가 에르디아인들을 무지성 거인으로 변화시키는 가스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그리고 아주 빠른 판단력으로 무지성 거인화가 되지 않을 일원들 (아커만 가문과 거인 계승자들)은 빨리 팔코에게 타서 에렌에게 향하라고 명령한다. 그렇지 않으면 옆에 있던 사람들이 무지성 거인으로 변하여 자신들을 먹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카사에게 에렌의 목을 쳐야한다고 설득하려 한다. 그렇게 미카사와 리바이, 피크는 팔코의 등에 타서 에렌에게 날아간다. 그 도중에 미카사에게 어떤 회상이 비춰졌다. 아마 에렌이 시조의 힘으로 미카사에게 전해준 것일 것이다. 그 회상은 에렌과 미카사가 미래에 함께하는 회상이었다. 즉, 에렌이 마레 제국과 맞서지 않고 미카사와 도망가는 선택을 한 후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회상이었다. 그리고 에렌은 거인 계승자이기 때문에 수명이 다하여 일찍 죽고 미카사가 에렌에게 "잘 다녀와 에렌"이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미카사는 회상속의 에렌이 죽으면서 목도리를 버리고 자신을 잊고 행복하게 살아달라는 말을 자신은 지킬 수 없다며 목도리를 꽉매고 에렌에게 돌진한다. 그렇게 리바이가 엄호하고 미카사는 거인 에렌의 입 속으로 들어가 에렌의 목을 친다. 그리고 에렌에게 입을 맞춘다...

 

 

이와 동시에 아르민과 조사병단 일원들에게 에렌이 남긴 회상들이 전달된다. 제일 큰 반전은 이 모든 것이 과거의 아르민과 에렌이 합의하에 계획된 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르민은 에렌에 의해 기억이 삭제되어 있었다.)

에렌은 이따금씩 과거의 아르민에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학살에 대한 얘기까지 해주었지만 아르민은 이에 대해 처음에는 납득할 수 없다고 에렌을 설득하려 하였다.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았을 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아르민도 어느정도 인정한듯하였다. (또는 모든것을 다 시도해보았지만 어쩔수 없었다는 에렌의 말을 신뢰한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계획으로 죽을 무고한 사람들때문에 괴로워하는 에렌에게 아르민은 이건 너혼자 결정한게 아니라 자신도 그것에 대한 책임을 같이 지겠다며 (또한 자신에게 바다를 보여줘서 고맙다고도 말하며), 이 죄를 감내하고 지옥에서 만나자고 말한다. (이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진정한 우정이란 이런것일까) 그리고 그러자 에렌은 아르민을 포옹하고 서로 눈물을 흘린다.

 

 

결국 에렌은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들(미카사와 아르민을 비롯한 조사병단 일원들)이 행복한 미래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랬으며, 그것을 위해서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자유를 포기하며 이 모든 계획을 세운 것이다. 즉, 자신이 세계의 적이자 학살자가 되고 그것을 에르디아인 출신인 조사병단들이 막아섬으로써 세계에 에르디아인들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다. 방법이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모든 평화적인 방법들을 다 시도해보았던 에렌이 여러 패러렐 월드에서 다 시도해봤자 실패한것을 알아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카사는 에렌의 머리를 가지고 아르민에게 왔고 모든 기억이 돌아온 아르민은 에렌에게 달려가 오열을 한다. 아르민은 에렌과의 약속대로 자신이 이 전쟁을 끝낸 영웅이 됨으로써 에르디아인의 무고함을 세상에 밝혔다. 그리고 미카사는 모두의 눈을 피해 에렌을 묻으러 간다. 에렌이 어렸을적 늘 꾸벅 졸곤하던 그 나무 아래에... 리바이는 에르빈을 포함한 이미 죽은 조사병단 동료들의 환영을 보며, "이게 너희들이 지키려했던 세상인가" 라며 경례를 하면서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에렌은 죽기 직전에  조사병단 동료들에게 자신이 남긴 기억들을 보여준다. 그것은 작별인사이자, 에렌의 진짜 속마음이었다. 시조 유미르는 미카사의 선택을 통해 무언가 깨닫는다. 자신을 희생하기만 하는 맹목적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달은듯하다. 그와 동시에 거인이 된 모든 에르디아인들은 돌아오며, 에르디아인들의 거인화능력이 모두 사라진다. 이제 다 끝난것이다.

 

 

그로부터 몇년뒤 아르민과 쟝, 피크, 애니, 코니는 평화사절단으로써 파라디 섬에 방문하게 된다. 그 당시 파라디 섬은 전세계가 파라디섬을 다시 칠 것이라는 불안감과 에렌의 사상을 이어서 나치같은 어떤 조직이 형성되고 있었다. 섬 전체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는데 아르민을 비롯한 전 에르디아인 출신이자 조사병단 일원이었던 이들이 파라디섬에 평화를 협상하고자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무밑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카사도 만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 미카사의 장면이 잠깐 비추었는데, 옛생각을 하며 슬퍼하는 미카사의 머플러를 새가 날아오르며 다시 둘러준다. 이 새는 에렌이 아니었나 싶다. 새가 되어 드디어 자유롭게 된것이다. 과거 에렌은 거인들과의 절망적인 전투에서 미카사에서 "머플러를 언제든 둘러줄테니까"라고 말한적이 있다.

 

미카사에게 머플러를 둘러주는 새.

 

 

미카사는 어쨌든 쟝과 결혼한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죽을때까지 에렌을 잊지 않았고, 머플러와 함께 에렌이 묻힌 그 나무 아래에 묻혔다. 그러고 수많은 시간이 지난후 파라디섬의 문명은 점점 발전한다. 그러다가 큰 전쟁이 발발하고 엄청난 폭발과 함께 파라디섬은 순식간에 폐허가 된다. 조금은 암울한 결말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미카사를 비롯한 조사병단 일원들이 살아있었을 시절에는 평화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에렌의 바람대로...

 

 

 

 

 

 

 

 

@ 감상평

 

1~4기 전체를 본 감상을 말하자면 이 애니는 정말로 어려운 애니였고, 반전이 넘치는 애니였다. (개인적으로는 왕좌의 게임급이었던듯..)

처음에는 벽 바깥에 바다가 있으며 그 모든 공간이 섬 안에서 이루어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벽 바깥에서 거인을 만들어내는 못된 인간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히스토리아 에피소드를 보고 무언가 종교랑 관련되어 있구나라고 추측을 하다가 결국에는 바깥에 있던 인류가 섬 안쪽으로 거인을 계속 공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그 거인들은 본래 사람이었고 억지로 거인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도 놀랬다.

 

 

게다가 에렌말고도 거인화가 될수 있는 인간들이 있었다는 사실과 애니와 라이너가 거인이었다는 것도 큰 반전이었다. 특히 라이너가 거인이었다는 걸 알게되었을때는 진격의 거인을 꺼버릴뻔했다. 왜냐면 ... '이젠 너도나도 거인이라고 하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가던 한 유튜버가 진격의 거인을 끄게 만드는 장면들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장면중에 라이너가 거밍아웃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들을 넘기면 정말 재미있어진다는 말을 듣고 끝까지 보기로 하였다.

 

 

끝까지 보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진격의 거인은 인간의 심리와 인생을 정말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무엇도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다. 아... 절대악이 있긴 있구나. 에르디아인들 다 데리고가서 벽안에 가둔 그 멍청한 프리츠왕...(타이버 가문 에피소드에서 나옴, 이하생략)

 

 

뭐 어쨌든.... 그 프리츠왕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으니 에르디아인들은 참 억울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에렌과 미카사의 사랑 그리고 에렌과 아르민의 우정은 더 빛났다.

아마 애니의 큰 메세지중 하나는 저게 아니었을까 싶다.. 진정한 사랑과 우정.

 

 

진격의 거인 화자는 처음부터 아르민이었다. 1화때부터 그랬다.

즉, 아르민이 이 모든일들을 겪고 우리에게 알려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아르민은 현명했지만 때론 미숙했고 그렇지만 에렌과의 약속을 끝내 지켜냈다.

이 모든 결말은 아르민과 에렌이 짜놓은 판에서 모두의 활동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뭐 어쨌든 히스토리아의 말대로 에렌이 원하는 형태로 미래가 펼쳐진것인지는 알수없으나,

그 당시 구성원들의 모두의 그리고 각자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 미래인 것이다.

 

 

예전에 홍대 AK프라자에서 열린 진격의 거인 전시회에 간적이 있다. 그곳에서 작가인 이사야마 하지메는 이런 말을 했다. 이 작품을 만든이유는 "독자들에게 상처를 안겨주고 싶어서"라고...

 

 

그 의도는 명확히 통한듯하다. 이런 세드엔딩이 어디있을까... 하지만 에렌은 결국 자신의 주변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무고한 생명들을 수많이 빼앗았고, 그렇기에 대가를 치룰수 밖에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이 미카사와 도망가는 결정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자신은 거인의 수명 제한 때문에 일찍 죽고 미카사만 암울한 미래를 보내는게 뻔하기 때문이다. 에렌은 수많은 미래를 보았고 그중에 자기 주변 사람들, 특히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미카사에게 최선의 미래를 주는 선택을 한게 아니었을까... 물론 그렇다고 학살이 정당화된다는건 아니지만. 에렌이 살아온 환경을 보면 또 어느정도 이해가 되어서... (가축처럼 벽안에 갇혀살다가 진실을 마주한 현실을 상상해보면...) 참 어려운거 같다.  어쩌면 내가 살기 위해서는 또는 주변 가족들과 친구들이 살기 위해서는 그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진격의거인은 여러모로 어려운 애니였고,  한번쯤 더 정주해볼 의향이 있다. 애니메이션의 액션신과 bgm, 작화가 더욱 몰입감을 높여준게 아니었나도 싶다. 그리고 이렇게 정말로 좋아하는 애니, 인생애니를 하나 놓아줘야한다는 마음에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참 고마운 애니다.